수요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는 여러 이슈가 뒤섞이며 요동쳤습니다. 가장 큰 뉴스는 백악관이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연기한다고 확인한 것이었죠. 덕분에 자동차 업종 관련주가 크게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발언으로 인해 증시는 종일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하루 동안 어떤 소식들이 있었는지 요약해 보겠습니다.

1. 자동차 업종: GM·포드·스텔란티스의 급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인 제너럴 모터스(GM), 포드(Ford Motor), 그리고 스텔란티스(Stellantis) 주가는 각각 7.2%, 5.8%, 9.2% 오르며 호조를 보였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 하에서 자동차 관세를 한 달 더 유예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임기 중에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무역 재협상을 이끌어냈는데, 최근 다시 불거진 관세 이슈가 늦춰지면서 시장은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의 어닝쇼크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및 매출 모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향후 전망치(가이던스)가 기대 이하라는 이유로 주가가 6.3% 하락했습니다.

• 1분기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0.64~0.66달러로 제시되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0.95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 2026 회계연도 전체 EPS 전망치 또한 3.33~3.45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4.40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보안 업종은 전반적으로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지만, 이번처럼 향후 실적 전망이 기대 이하인 경우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3. 국방주 에어로바이론먼트(AeroVironment)의 부진

드론 및 미사일 등 방위 산업에 강점이 있는 에어로바이론먼트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4.4% 하락했습니다.

• 매출 전망: 기존 약 8억 1천만 달러 수준에서 7억8천만~7억9천5백만 달러로 낮춤
• 조정 EPS 전망: 2.92~3.13달러(시장 예상치 3.43달러 이하)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에 군수 물자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4. 테슬라(Tesla): 반등 시도

전날 4.4% 급락했던 테슬라는 이날 2.6% 반등했지만, 최근 9거래일 중 8거래일이 하락으로 주가 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중국 수요 둔화와 소비자들의 ‘바이어스 스트라이크(구매 거부)’ 움직임, 그리고 유럽 주요 시장인 독일의 2월 차량 등록 건수가 76% 급감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날 증시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연기에 환호했지만, 테슬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앞으로의 주가 방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5. 엔비디아(Nvidia): AI 반도체 최강자의 위용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전날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1.7% 상승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1.1%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한때 2.83조 달러(약 2조8천억 달러)에 달했지만, 1월 6일 최고점 3.66조 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도 최근 5거래일 중 3일 상승을 기록하며 반도체 업종 내 AI 관련 대표주로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끌고 있습니다.

6.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의 급등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의회 합동연설에서 ‘조선업 지원 방안’을 발표한 영향으로 헌팅턴 잉걸스 주가는 무려 12% 상승했습니다. 이는 해당 종목의 사상 최대 단일 일간 상승률로 기록되었으며, 방위 및 조선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7.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의 진정

전날 8.5%나 뛰어올랐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이날 0.6% 하락하며 소폭 되돌림을 보였습니다. 해당 기업은 최근 AI 관련 기술주로 주목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발언과 함께 AI 테마에서 자금이 일부 빠져나가면서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8.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 분석기업 주가 회복

팔란티어는 이날 6.8% 오르며 90.13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가 해당 종목을 **언더퍼폼(Underperform)**에서 **마켓 퍼폼(Market Perform)**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 최근 3주 사이 팔란티어 주가는 125달러에서 84달러까지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일부 ‘DOGE(도지코인) 관련 변동성’이 기관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면서 발생한 조정으로 풀이됩니다.
• 윌리엄 블레어 측은 팔란티어 주가가 여전히 ‘고평가’ 구간임을 지적하면서도, 정부 계약 지연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업 전개에서 긍정적인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9. 모더나(Moderna): CEO의 내부매수

백신 제조사 모더나는 CEO 스테판 방셀(Stephane Bancel)이 3월 3일 약 500만 달러어치의 보통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16% 급등했습니다. 보통 고위 임원의 내부 매수(internal buying)는 기업의 미래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한다고 해석되기 때문에 시장이 반응하기 마련입니다.

10. 풋락커(Foot Locker):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운동화·스포츠웨어 유통업체인 풋락커는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86달러로 시장 예측치(0.72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덕분에 주가가 5.1% 상승했으나, 올해(연간) 주당순이익 가이던스(1.35~1.65달러)는 시장 예상치(약 1.72달러)보다 낮아 향후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평가입니다.

11. 캠벨(Campbell’s): 실적 가이던스 하향

캠벨 수프 등 식료품을 제조·판매하는 캠벨은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2.9% 하락했습니다. 추가로 미국발 관세 및 타국의 보복관세 조치 등의 영향은 이번 실적 가이던스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 또한 추가 하락 압력이 될 수 있어 시장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12. 애버크롬비 & 피치(Abercrombie & Fitch)의 실망스러운 가이던스

의류 소매업체 애버크롬비 & 피치는 분기 실적(매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근소하게 상회했지만, 향후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9.2% 하락했습니다. 소비 심리와 재고 관리 문제가 겹치며 소매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 시장은 보수적으로 실적 전망을 보고 있습니다.

결론: 관세 연기에 한숨 돌린 시장, 그러나 불안 요소는 여전

이번 주식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연기 결정으로 일시적 안도감을 보였지만, 자동차 업종 외에도 각종 지표와 기업 실적,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 AI 테마의 변동성 등이 혼재하면서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 자동차 관련주: 관세 유예로 반사이익
• AI/보안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및 실적 가이던스 미스
• 방위주: 우크라이나 관련 정책 불확실성
• 소비재·식품주: 경기 둔화 우려와 무역 분쟁 리스크로 대체로 하락

시장 전반적으로 관세 이슈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돌발 변수나 글로벌 경기 흐름,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가 계속 투자 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정치·정책 뉴스에 휘둘리기보다는, 기업의 내재 가치와 실적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백악관의 관세 유예는 분명 단기 호재지만, 미국·중국·유럽 등 글로벌 무역 환경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다. 더욱이 상장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시장은 앞으로도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