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대표 DIY(직접 시공) 홈인테리어 기업인 Home Depot과 Lowe’s가 오랜만에 동일 매장 매출(same-store sales)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홈인테리어 시장이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과연 이 두 기업의 실적이 의미하는 바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첫 긍정적 신호: 동일 매장 매출 증가

• Home Depot: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1.3% 증가
• Lowe’s: 동일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0.2% 증가

D.A. Davidson의 마이클 베이커(Michael Baker)는 “Home Depot에 이어 Lowe’s도 수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 전환을 보여주었다”며 “이는 홈인테리어 시장이 바닥을 찍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매출 증가의 배경으로 “건강한 수요(healthy demand)”를 언급하고 있지만, 동시에 큰 비용이 드는 주방/욕실 리모델링과 같은 고가 프로젝트는 여전히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1. 주택 시장 침체
   미국 주택 매매 시장은 최근 수년간 금리 인상과 주택 가격 급등으로 큰 위축을 겪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2. 소비자 심리 위축
   높은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은 지출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방·욕실 리모델링처럼 목돈이 드는 프로젝트를 미루는 가정이 많습니다.

3. 관망세 속의 변화 조짐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판매자가 매물을 더 내놓기 시작하고 있고, 평균 거래 가격이 매물가 대비 약 2% 정도 낮게 형성되면서 주택 매매가 조금씩 움직일 조짐도 보입니다. 더 많은 주택 거래가 일어나면 페인트나 간단한 유지·보수 제품 등 소규모 홈인테리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리모델링 수요는 온다” — 전문가들의 시선

• Truist의 스콧 치카렐리(Scot Ciccarelli)는 “이번 동일 매장 매출 증가세가 홈인테리어 시장의 자연스러운 노후 주택 수리·보수 수요가 돌아왔다는 신호”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 UBS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가 소비자들의 리모델링 지출을 억제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주택 가치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결국 주택 보유자들이 에쿼티(equity)를 활용해 리모델링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 Home Depot CEO 테드 데커(Ted Decker)는 “사람들이 과거처럼 극단적으로 낮은 금리를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결국 쌓아둔 에쿼티를 사용해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 시점이 2025년에 극적으로 앞당겨질지는 미지수”라고 밝혔습니다.

전망: 신중한 낙관이 필요한 시점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Home Depot과 Lowe’s가 동시에 플러스 성장이라는 희소식을 전했지만, 이들이 제시한 연간 전망은 월가 예상치보다 낮습니다. 아직까지는 높은 금리와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택 매물이 늘고, 매수자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주택 개보수에 대한 소비 심리가 회복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특히 노후 주택의 유지·보수 수요, 그리고 대형 리모델링 프로젝트 수요가 돌아온다면, Home Depot과 Lowe’s 모두 팬데믹 시절의 높은 실적을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핵심은 소비자들이 언제 ‘큰돈’을 쓰기 시작하느냐입니다. 금리는 여전히 높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택 노후화는 진행되고, 집값 상승으로 축적된 에쿼티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커질 것입니다. 올해와 내년은 신중한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때 DIY 시장의 또 다른 호황이 다시 찾아올지 주목해 볼 만합니다.